[향가] 풍요
오다 오다 오다
오다 서럽더라
서럽다 의내여
공덕 닦으러 오다.
*의내여: 우리네들이여
공덕을 닦는 노래
이 향가의 제목을 그대로 풀이하면 <바람의 노래>가 되니까 왠지
정감 어리고 낭만적으로 이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여기에서의 바람의 노래란, 바람이 불면서 소리를
일으키는 데서 느낄 수 있는 낭만적인 노래라기보다는
민중의 소리에 더 가깝습니다.
사람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를 소문 또는 풍문이라고 하지요.
그 이야기가 마침내 왕의 귀에까지 들어가면 왕은 민중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게 되고요.
풍요는 왕실에서 불리던 귀족 잔치를 위한 노래가 아니라, 민중이 살면서
일하는 동안 자연히 생겨나는 일종의 민요적인 성격을 갖고 있는 것입니다.
이 노래는 짧고 간단해 보이지만 그 속에는 깊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사람은 모두 이 세상에 왔으며, 이 세상에 온 이상 고뇌, 질투, 슬픔과
억울함 같은 서러운 일들을 피해 갈 수 없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이 세상을 그냥 살다가 가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공덕을 닦으러 왔다는 것입니다.
노래 속의 공덕은 불교적인 의미의 공덕입니다.
그러나 불교의 여러 가지 제사 의식에서 불린 노래로 보기보다는,
민중의 설움이나 시름을 담아 날려 보내는 민요에 가깝다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풍요는 민중들이 논밭에서 다 같이 일할 때 가락과 박자에
맞추어 부른 노동요의 기능을 가졌을 것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노래의 쓰임새가 어떤 것이었는지는 정확하지 않지만, 이 짧은 내용 속에
우리는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를 고민하게 해 주는
철학적인 내용을 담은 노래하고 하겠습니다.
[참고문헌] 논술대비 한국고전문학 우리 옛 노래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