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동요 선화공주님 은 남몰래얼려두고 맛동도련님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
서동요
선화공주님은
남몰래 얼려두고
맛동 도련님을
밤에 몰래 안고 간다.
알나리깔나리 놀리는 노래
이 노래의 곡을 만들어 부른다면 어린이들이 누군가를 놀려 댈 때 뜻도 모르고 부르는 알나리깔나리가 따라 와야 될 것 같습니다. 남에게 알리기엔 부끄러운 소문이나 특징이 단 한아이의 눈에라도 띄면 바로 놀리는 노래가 따라오지요.
특히 요즘 같은 인터넷 세상에서는 한 사람의 입에서 나간 잘못된 소문이 퍼져서 집단으로 놀림을 받거나 욕을 먹게 되는 수가 많으니 자나깨나 조심해야 할 일입니다. 그래서 이 노래를 요즘식으로 부르면 이렇게 되지요.
" 알나리깔나리 선화공주는 남몰래 짝지 만나고 서동이를 안고 간대요"
이 노래는 풍자적인 참요이며 지금까지 남아 있는 향가 가운데 가장 오래된 작품입니다. 참요란 미래에 벌어질 일을 미리 알려주는 노래라는 뜻입니다.
내용과 형식으로 보아서는 민요이면서 어린이들이 즐겨 부르는 동요이기도 합니다. 그러면 어린이들이 어쩌다 이런 노래를 불렀을까요?
또 어린이들은 앞날의 무엇을 미리 알려 준 것일까요?
오랜 옛날 백제의 장이라는 소년이 살았습니다. 장은 어릴 적부터 마를 캐어서 먹고살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가리켜 맛동 즉 서동이라고 불렀습니다.
어느 날 서동은 신라 진평왕에 딸 선화공주가 아름답다는 소문을 듣고 아내로 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신라 경주로 몰래 들어가 어린아이들을 불러 모아서이 노래를 부르게 했습니다. 아이들이 놀리는 노래를 곳곳에서 부르면 뜬소문이 널리 퍼질 것이고 그렇게 되면 싫어도 그 소문에 따를 수 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죠. 그러나 서동은 외모가 뛰어나고 재주가 있어 누가 보아도 좋아할 만한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그런 사람이 아니면 아무도 소문이 퍼진다고 해도 한 나라의 공주가 눈 하나 깜짝 할 리가 없지요. 결국 둘이 사귄다는 소문이 널리 퍼져 공주는 귀양을 가게 되었습니다. 공주가 떠날 짐을 챙기자 어머니는 순금 한 말을 주어 보냈습니다. 공주가 귀양길에 오르는데 서동이 그 앞을 가로막고 청혼하여 공주는 서동의 부인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공주가 금을 내밀며 이것을 생활비로 쓰자고 하자 소동은 크게 웃었습니다.
"나는 어릴 때부터 마를 캐던 곳에 이런 것들이 흙덩어리처럼 많이 싸 놓았는데요?"
그리하여 이들은 금을 모아 도술의 힘을 빌려 공주의 궁전에 눈 깜짝할 사이에 보냈습니다. 진평왕은 이를 놀랍게 여겨 서동을 존경하고 사위를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이 서동은 사람들에게 인심을 얻어 훗날 백제의 제 30대에 왕인 무왕이 되었습니다.
이 노래는 서동에 간절한 바람을 노래에 담은 일종의 거짓말이자 구애의 노래입니다.
아직 두 사람이 사귀지도 않는데 사귄다는 소문을 먼저 퍼뜨려서 기정사실로 만들어 버린 것이죠. 그럼으로써 마음을 두고 있는 공주에게 자신의 사랑을 적극적으로 알리며 주변 사람들에게도 인정받는 효과를 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처음에는 거짓말로 시작했을지언정, 서동은 백제의 왕이 되고 공주는 왕비가 되었으니 서로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 셈이지요.
이 노래는 많은 시가 장르 중에서도 특히 향가라는 것으로 민요 또는 동요가 향가로 변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우리 나라는 민족의 정서가 은근히 숨기는 것을 좋아하며 '내 사랑을 받아 주세요' 같은 구애의 노래가 많지 않습니다. 사랑의 노래라고 해도, 사랑이 깨어지거나 떠나간 뒤 이별의 슬픔을 담은 노래가 많습니다.
그런 점에서 <서동요>라는 구애의 노래는 국경과 신분을 뛰어넘은 소년의 사랑이 어떤 장애나 고난도 없이 이루어졌다는 내용을 담은 단순한 동료이며 백제 무왕이라는 한 영웅의 일대기가 설화로 전에 내려오면서 그 이야기 속에 포함된 작은 한토막 이야기로 볼 수 있습니다.
[참고문헌]한국고전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