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 가요 [헌 화 가]

happy-messenger 2023. 3. 3.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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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줏빛 바위 끝에

 

잡으신 암소를 놓게 하시고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신다면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

 

 

꽃을 바치는 노래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꽃을 선물로 주는 관습은,

아주 오랜 옛날부터 사람에게 본능적으로 있어 왔던 것인가 봅니다.

지금도 영화나 텔레비전 드라마를 보면 여주인공들은 갑작스럽게

한 아름 꽃을 받으면 감동을 합니다.

 위 노래의 제목은 '꽃을 드리는 노래' 즉 <헌화가>입니다.

얼마나 아름다운 여성이었기에 이렇게 꽃을 바치며 노래를

불렀을까요?

오랜 옛날 신라 성덕왕때, 순정공이라는 관리가 강릉을 다스리기

위해 파견되었습니다. 길을 가는 도중에 바닷가에서 쉬면서 

점심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 바닷가에는 천 길 낭떠러지가

가파르게 깎여있었고, 거기 아슬아슬하게 철쭉이 피어 있었습니다.

순정공의 아내인 수로 부인의 아름다움은 바다괴물도 반할

정도였습니다. 따라서ㅓ 수로 부인은 자신도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마음이 남달리 강했습니다.

수로 부인은 데리고 온 신하들에게 그 꽃을 꺾어 달라고 부탁했지만,

무서워서 아무도 엄두를 낼 수 없었습니다. 아때 암소를 몰고 가던

한 노인이 위험 속에 자기 몸을 돌보지 않고 꽃을 꺾어다 부인에게

바치며 이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 노인이 어떤 사람인지는 아무도

알 수 없었습니다.

신분이 높은 귀부인에게, 더구나 순정공이라는 남편이 있는 부인에게

사랑을 노래해 보았자 이루어질 수는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노인은 순수하게 베풀고자 하는 마음에서 꽃을 꺾어 바친 것입니다.

이 노래는 조건 없고 대가 없는 사랑의 마음을 노래했다는 의미 뿐

아니라, '아름다움'에 대한 찬사와 추구를 노래한 것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사람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본능이 있습니다. 이 시에서의 아름

다운 것은 수로 부인과 철쯕 두 가지입니다.

이 시에서의 아름다운 이에게 바치기 위해서라면 자기의

위험쯤은 아랑곳하지 않는 사람의 마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노인은 위험을 무릅쓰고 꽃을 꺾으러 갔으나, 수로 부인을 따라간

신하들은 몸을 사리며 꽃을 꺾지 못했습니다.

벼랑에 핀 꽃의 아름다움이란, 지금 살아 있는 목숨보다 귀하지 않다는

실용적인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아름다움을 얻으러 간 사람은

평소 잘 대접받지 못하는 이름 모를 평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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